제가 즐겨보는 웹툰 중에 ‘미래의 골동품 가게’라는 웹툰이 있습니다. 한국의 무속신앙을 기반으로 하는 퇴마 웹툰인데 스토리의 퀄리티가 매우 뛰어납니다. 해당 웹툰에서 과거 한국과 중국의 문학들에서 나오는 구절들을 자주 인용하여 사용하는데 아마도 논어에 나온 구절로 보이는 구절이 가치투자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유용한 구절이라 생각되어서 해당 구절로 이 글을 시작해 봅니다.
소인은 이득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이득이 어디에서 연유하는 가는 애써 노력하여 알려 하지 않는다. 오직 군자만이 가을의 수확은 봄과 여름에 근본 할 수밖에 없음을 안다. 이 때문에 소인은 이득을 보지 못하면 운을 탓하고 세상을 원망하는 대흉의 상에 이르나, 군자는 사업이 어그러지면 다시 한번 근원과 근본으로 돌아와 반신수덕함을 당연하게 여긴다. 돌이킬 것이 있는 자와 없는 자는 이토록 큰 차이가 있다.
가치투자는 해당 구절에 따르면 군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입니다. 이득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가치투자와는 전혀 맞지 않는 분들입니다.
해당 구절에서 알 수 있듯, 가치평가를 위해서는 회사의 가치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를 알아야만 가치평가가 가능합니다.
제가 전에 쓴 글에서 가치와 가격에 관해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가치와 가격을 혼동해서 사용합니다. 심지어 전문가들마저도 가격이 가치를 증명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혼동합니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이면 해당 글을 참조 바랍니다.
다시 정리해서 제가 주식의 가격을 말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며, 주식의 가치를 말하면 주식의 내재가치 (intrinsic value)라고 표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본래 질문으로 돌아와서, 주식의 가치는 어떻게 측정될까요?
회사는 꾸준하게 가치를 창출하여 현금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회사가 창출해 내는 풍부한 현금에 세금과 영업비용, 영업 설비 투자 금액 등을 제외하고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이 남을 때, 그 현금은 실제 주주들의 목이 됩니다. 결국 회사는 현금흐름이 얼마나 크고 작냐에 따라 회사의 가치가 결정됩니다. (물론 버핏은 FCF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주주 현금흐름을 따로 계산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FCF를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FCF로 설명하겠습니다)
버핏이 내재가치 계산에 대해 강의했던 내용 중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내재가치 계산은 회사의 마지막 날까지 회사가 주주에게 줄 모든 현금흐름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내재가치는 미래현금흐름을 적당한 할인율로 할인해서 구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101 수업인데 너무 어렵다고 느껴지실 것 같아서 아주 쉽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버핏의 강의 내용을 2개로 풀어서 해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현금흐름 예측, 2) 미래현금흐름을 적당한 할인율로 할인에 관해서 설명해 보도록 하죠.
1. 현금흐름 예측이란?
버핏은 주식 투자란 농지의 산출량을 계산하는 것과 동일하며, 채권의 가격을 계산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버핏의 비유는 인터넷에 널리 퍼져있으니 저는 다른 예시로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은 빈 땅이 있어서 건물을 세워보려고 계획을 합니다. 작은 3층짜리 건물을 계획했고, 여러 부동산 주변 시세를 돌아보니 1층은 $2,000 2층은 $1,500 3층은 $1,000 의 월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계산이 됩니다. 그러나 건축비를 제외하더라도 미래에 꾸준히 벌 수 있는 돈에 대해서 계산을 해보고 싶어서 3층짜리 건물 유지할 때 필요한 비용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청소, 경비, 시설점검, 엘리베이터 안전 점검, 소방 안전, 방역 등 각종 비용들이 나갈 것으로 예상해 본 결과 월 $2,000달러는 비용으로 나갈 것을 예상해야 할 듯합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해마다 받을 수 있는 현금흐름은 얼마일까요? 이 예시에서는 달마다 $2,500 현금흐름 창출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매년 $30,000의 현금흐름이 예측됩니다.
그렇다면 건물을 짓고 나서 5년간의 현금흐름을 예측해 볼까요? 인건비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해마다 3%씩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계산이 됩니다. 그리고 법적으로 5%씩은 월세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식의 내재가치 계산법도 위의 계산법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주가 가져갈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을 계산하고 미래에 나올 수 있는 현금흐름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버핏은 기업의 가치를 계산하는 것은 농지의 산출량을 계산하여 미래현금흐름을 산출하는 것과 똑같다고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2. 미래현금흐름을 적당한 할인율로 할인이란?
현금의 특성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현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그 현금의 사용 가치는 십중팔구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아주 간단히 생각해서 인플레이션에 의해서 매해 평균적으로 2%대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구매력이 감소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투자의 특성 하나가 더 존재합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기업의 현금흐름을 파악할 때 불확실성과 자본비용을 반영하여 회사의 가치평가를 해야 합니다. 또한 투자자 관점에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기회비용은 무위험 수익률(Risk free rate,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 등이 있습니다)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그렇다면 2가지 이유가 만들어졌습니다. 1)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구매력은 항상 감소합니다. 따라서 미래 현금의 가치는 항상 지금 당장의 현금보다 낮게 평가되어야 마땅합니다. 2) 투자자 관점에 있어서 미래에 있을 현금흐름의 불확실성과 기업의 자본비용, 그리고 기회비용을 망라해야 합니다.
이 2가지 특성 때문에 기업의 미래현금흐름을 특정한 할인율로 적당히 할인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어떤 방식이 가치 평가에 맞는 방식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 또한 버핏이 과거 진행했던 대학 강의나 주주총회의 질의응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버핏은 가치평가에 현금흐름 할인법 (Discounted Cash Flow, DCF)을 사용합니다. 물론 버핏이 사용하는 DCF는 현재 대학교, 대학원, 그리고 월스트리트에서 사용하는 방식과는 매우 다르며 기본 가정 또한 다릅니다. (이를테면 월스트리트에서 사용하는 WACC의 계산법에 필수적인 베타 이론의 경우 버핏과 멍거는 엉터리 이론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DCF는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잉여현금흐름 (Free Cash Flow, FCF)을 적당한 할인율로 계산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한 값을 나타내는 가치평가 법입니다.
미래의 잉여현금흐름이 많으면 많을수록 기업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미래의 현금흐름이 동일하거나 낮아진다고 판단한다면 해당 기업의 가치는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기업이 돈을 미래에 많이 벌 것으로 예상이 되면 가치는 더 높아진다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지극히 타당하고 쉬운 이야기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사실 제가 DCF에 대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기초적인 101 글에 넣는 것이 좋은가? 라는 고민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1) 사실상 DCF를 잘 다룰 줄 아는 수준의 투자자는 대한민국(사실 전 세계적으로도…)에 많지 않을 정도로 드물고 2) DCF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배경지식이 너무 많이 필요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IB들의 관행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들이 직접 매출 추정치를 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산출한 값의 평균을 대입하거나 성장률 %를 아주 대략적으로 잡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실 가치평가는 단순히 수식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대한 ‘이야기(Narrative)’를 숫자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를 잘 이해하는 투자자는 매우 드뭅니다.)
사실 공식을 설명하고 어떤 수치들을 넣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매우 쉽습니다. 그것만 알아도 누구나 따라 하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수준은 그런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DCF를 이해하고 다루는 투자자는 이미 기초 수준을 넘어선 투자자라서 글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기초 강의인 101시리즈 이후 작성해 볼 수도 있겠네요)
때문에 DCF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뉴욕대학교의 다모다란(Damodaran, Aswath) 교수의 저서 Investment Valuation을 추천해 드립니다. (해당 책이 너무 어렵다면 DCF의 공식을 설명하는 글은 유튜브나 블로그 글에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해당 교과서를 숙지하고 나서 버핏의 DCF Valuation 설명을 본다면 왜 현재 대학원이나 월스트리트의 방식이 잘못된 이론에 기초해 있다는 설명이 나왔는지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초보 단계에서 DCF를 더 깊게 파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남아있습니다. 전체 투자 프로세스 중 이 가치평가 계산의 비중이 차지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일까요? 대부분의 사람은 상당히 크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은 정말 미미합니다. 중요한 건 계산이 아니라 사업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전에 적어둔 장기투자 프레임워크 라는 글을 읽어보시길 권유해 드립니다.
DCF라는 도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세밀하게 Valuation(가치평가)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미래 예측은 세밀하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계산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