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투자자산 분류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산 분류를 잘 아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가치평가를 하기 위한 기초적인 단계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2025년 현재 투자 자산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세부 분류가 한 번 더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투자 자산 분류는 1) 현금을 창출하지 않는 자산과 2) 현금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분류를 하는 이유는 어떤 자산이 가장 뛰어난 자산인가? 를 알아보기 위함임을 미리 밝히고 본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자산을 보는 기준점 2가지를 기억하고 해당 글을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1) 인플레이션 방어를 할 수 있는 자산인가? 2) 내가 이해하고 가치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자산인가? 를 고민하면서 해당 글을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1. 현금을 창출하지 않는 자산
현금을 창출하지 않는 자산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현금 그 자체가 있을 수 있고(오직 현금으로만 보유), 금과 같은 귀금속,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이 포함될 수도 있으며, 원자재, 식품류 등 많은 제품이 현금을 창출하지 않는 자산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중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분류되는 것들은 현금, 귀금속, 원자재 그리고 최근 사람들이 자산으로 많이 인식하고 있는 코인이 있습니다.
1-1 실물 자산
실제로 존재하는 실물 자산에 관해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적으로 화폐(돈)가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돈 그대로 들고 있는다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지 못합니다.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1975년부터 2025년까지 측정한 Buying Power(구매력) 측정에서 1975년 $2297의 구매력은 2025년 고작 $350.97의 구매력이 됬을거라는 계산이 있습니다. 1975년 당시 $1은 현재 2025년 $6.02의 가치와 맞먹습니다. 더 쉬운 예시로 1970년대에 미국의 맥도날드의 빅맥 가격은 $0.65였으나, 현재 빅맥의 가격은 $8.69입니다. (인플레이션 수치보다 더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에 그대로 노출된 자산이 바로 화폐입니다. 여러분들은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현금 부자들을 부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른 실물 자산 중에는 원자재가 있습니다. 실제로 산업에 지속해서 쓰이는 가치가 있는 자산입니다. 쓰임새가 많지는 않아도 희귀성과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귀금속으로 이용해 온 금과 같은 실물 자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자산의 문제는 현금을 창출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히려 금을 대량으로 보유한다고 가정했을 때, 금 보관료를 내고 보유해야 하는 자산입니다.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는 1802년부터 2006년까지 주식, 채권, 금, 달러 4가지 자산의 수익률을 비교하였는데, 금은 연평균 수익률 0.7%라는 매우 저조한 성적을 보여줬습니다. 채권의 3.6%에 비교한다면 매우 낮은 성적을 보여줍니다. 많은 사람의 일반적인 생각에 따르면 금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좋은 자산이어야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방어하지도 못한 자산이었습니다.
물론 기술의 발전으로 금의 채산성이 지속해서 늘어나서 공급량이 많아졌다는 데이터도 존재합니다만 어떤 방법으로든 금의 가치 평가는 불가능합니다. 금 가격의 변동성이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실물 자산에 근거하지만 가치를 인식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매우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혼돈의 시기에는 사람들은 화폐보다 더 안전한 자산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 포지션에서는 금보다 탁월한 인식을 가진 자산은 없습니다. 블랙스완을 대비해서 어느 정도 포트폴리오에 금을 보유하겠다는 논리는 크게 어긋나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기록이 말해주듯 금의 수익률은 연평균 0.7%라는 저조한 성적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유용한 자산이라고 이야기하지는 못하겠습니다.
1-2 무형 자산
아마도 코인이 무형 자산의 대표적인 자산일 것입니다. 실제로 실존하는 실물 자산이 있는 것도 아니며, 현금을 창출하는 자산도 아닙니다. 여타 원자재와는 다르게 사용처가 따로 있지도 않습니다. 누군가는 미래의 화폐라고 광고를 하고 다니던데 법정 통화로 사용해 보려고 한 엘살바도르마저 실패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화폐의 요소 중 단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화폐의 기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물론 범죄자들의 화폐로써는 매우 충족하는 듯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코인의 가치는 어떻게 매겨질까요? 그냥 옆에 코인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의 인식에 따라 변동하게 됩니다. 가치를 측정할 만한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계산을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는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흔적도 없이 풀썩 내려앉을까요? 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을 확률이 매우 크다고 생각됩니다. 비트코인은 구조상 절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잃어버린 지갑들이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전문가 포함)은 가격이 가치를 정당화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큰 폭락 장이 있어도 움직이지 않는 바닥이 있는 한 상승장에서 또다시 가격이 가치를 정당화한다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생각보다 믿음에 근거한 비즈니스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들과 함께한 근본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가치에 근본 하지 않는 자산이기에 가장 위험한 자산으로 분류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2. 현금을 꾸준히 창출하는 자산
현금을 창출하는 자산에 대한 분류는 현금 흐름(Cash flow)이 있는가? 를 따지는 것입니다. 해당 정의에 따르면 채권, 기업(주식), (자기 주거가 아닌) 부동산 등이 있습니다. 모두 장기간 꾸준하게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산입니다. 그렇지만 해당 자산 분류 안에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2-1 현금만 창출하는 자산
현금만 창출하는 자산에는 대표적으로 채권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채권은 생각보다 위험한 자산입니다.
1975년부터 2025년까지 CPI 인플레이션 평균값은 3.65%였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1년 미만의 단기 채권의 평균 yield는 대략 4%에 육박한다는 계산값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4%의 수익률에 투자자들의 세금을 제외한다면 과연 채권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방어 했을까요?
물론 소득별로 세금 차이는 있지만 중간값인 24%의 세금을 적용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미국 기준) $100을 투자하여 $4를 받고, 24%의 세금을 제외하니 $3.04가 남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은 3.65%였는데 내 수중에 떨어진 돈은 고작 $3.04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채권은 상당히 위험한 자산이라고 설명을 해드린 겁니다.
물론 투자자가 매우 개을러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거나 주식 가격이 너무 비싼 버블이 형성되는 등의 상황에 따라 채권을 많이 보유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항상 마음이 불편합니다.
또 다른 현금만 창출하는 자산 중에 대표적인 예시는 부동산(특히 상업용 부동산)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을 자랑하는 뉴욕(맨해튼)의 부동산 데이터를 살펴보면, 1999년부터 2025년까지 price per square foot (평균 평방 피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1999년 $480에서 2025년 $2130까지 수직 상승하였습니다. CAGR(연평균) 값으로 환산하면 5.9% 상승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Source - https://www.castle-avenue.com/manhattan-property-investment-performance.html)
맨해튼의 평균 rental yield는 현재 기준으로 대략 부동산 가격의 2%대입니다. Property tax(보유세, 뉴욕 맨해튼의 경우 0.68~3%초반까지 다양합니다)는 해마다 평균 부동산 가격의 1%씩 세금으로 내야 하므로 부동산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cash flow는 대략 1%라는 답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내가 보유한 현금이 얼마가 있는지, 그리고 얼마를 어느 정도 이율로 대출받아서 투자를 하면 인플레이션을 이겨내고 돈을 벌 수 있는지 단순 계산이 가능합니다. 부동산을 너무 비싼 가격에 사지 않고 대출 조건만 잘 맞는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2-2 부가가치를 만들어서 스스로 재투자를 하는 자산
지금까지 알아본 자산과는 달리 부가가치를 스스로 창출해 내고 다시 재투자를 진행해서 자가 복리를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자산이 딱 하나 존재합니다. 기업(주식)은 이런 일을 스스로 해내는 복리 기계입니다. 이런 자가 복리가 가능한 이유는 Retained Earnings (잉여금)에 있습니다.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여 남는 현금을 주주들에게 나눠주거나 재투자를 통해서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주식은 압도적으로 다른 자산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S&P500의 배당 포함(배당만 재투자했을 경우) 수익률은 연평균 10.688%, 배당을 제외하더라도 연평균 수익률 8.629%라는 압도적인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주식은 부동산처럼 보유세도 존재하지 않으며, 팔지만 않으면 세금은 이연되기 때문에 상당히 큰 이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Source - https://tradethatswing.com/average-historical-stock-market-returns-for-sp-500-5-year-up-to-150-year-averages/)
코인과는 다르게 주식은 회사라는 실질적 자산이 뒤에 있습니다. 가격이 가치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닌 회사의 가치는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가격이 곧 가치이기 때문에 실제로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라면 가치 계산 또한 가능합니다. 이것이 코인과 주식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투기와 투자의 차이점입니다.


